思 慕 曲 [ 사모곡 ] 受天 김용오
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춘 삼월 낮에 본 고향의 파란
하늘이 대밭 여기저기에서 입술을 삐죽이며 갓 피어오르는
죽순이듯 하여 너의 생각에 잠 못 이룬 삼경의 이 시간에
동편 마루에 서서 고향 하늘을 다시 보니 산사의 목탁소리
님 의 소리이듯 아스라이 들려오고 너의 생각에 해묵은
눈시울을 등잔불이듯 처마 끝에 걸어두고 남녘의 고향 하늘을
바라보니 훠이훠이 춤을 추는 죽림 사이로 북 망 가신
어머님이 정한 수를 떠 놓고 무언가 빌고 계셨다 여섯 살
내동댕이친 설움이 복받쳐 뛰어가 안기려 허니 어머님은
온데간데없고 겨울나기를 해야 한다며 불쏘시게 한 짐을
가득 지게에 짊어지고 사립문을 들어오시는 아버지 무슨
이유로 젊어 청춘에 갈비뼈 하나인 당신이 사랑했던 여인을
저 세상에 보내놓고 고생고생하시다 그 연인 따라 저승 간
홀 애비였던 아버지 모습 또한 보인다.
얼마나 보고팠던 모습들이었던가.
“아버지, 그 짐을 제게 주세요. 짐을 받으려 하니 괜찮다며
손 사레를 치시는가 싶더니 아버지 모습 또한 보이지 않았다.
한껏 짓무른 눈으로 어머니와 아버지를 불러 보았지만 그곳엔
밤바람에 하얀 강이 흥건히 흐르고 계수나무 달 하나가
어머니와 아버지를 태우고 두 분이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산천을 구경을 하면서 날 보며 하얗게 웃고서 유유적적
밤배이듯 떠내려가고 있었다. 불러도 대답이 없을 줄 안다만
젊어 이별을 한두 분이 지금에라도 다시 만나 백짓장 같은
미소를 보이니 불효자식 참으로 좋았다. 이승에서 못다 푼사랑
저승에서 원 없이 매화꽃을 피우는 것 같아서,,,,,,,,,,,,,,,,,,,,,,,,,,,,,,,,,,,,,,,,,,
☆ 흐르는 곡 / 불효자는 웁니다 = 진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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