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방/漢字 이야기

]<750>克伐怨欲을 不行焉이면 可以爲仁矣잇가.…

항상 좋아요. 2009. 10. 26. 12:24



‘논어’ ‘(헌문)’의 둘째 이다. 앞 에 이어 (원헌)이 질문하자 공자가 대답한 부분이다. 주자(주희)에 따르면 은 남 이기기 좋아하는 (호승), 은 자기 자랑을 하는 (자긍), 은 남을 원망하는 忿(분한), 은 욕심을 부리는 (탐욕)이다. 라면 이런 편벽된 감정을 억제할 수 있겠지만 이를 억제한 사람이 곧 는 아니다. 공자는 라면 (극기복례)와 (충서)를 실천해야 한다고 보았다. 단, 정약용은 을 타동사 (극공)으로 보고 은 자기에게 없음을 한스럽게 여기는 일, 은 남의 것을 탐하는 일이라고 풀이했다. 조선 학자들은 주자의 설을 따랐다. 는 ‘∼라 할 수 있다’이다.

정조대왕은 규장각 문신들에게 “을 행하지 않음이 만 못한 것이 아닌데, 공자가 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어째서인가?”라고 물었다. 모범답안은 이러했다. “극기복례는 극벌원욕이라 할 만한 것 자체를 아예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양명학자 (나홍선)도 을 행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제2의의 공부이며, 마음의 본체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제1의의 공부라고 주장한 바 있다.

조선후기의 여성 학자인 (사주당) 는 극심한 당쟁의 원인이 지식층의 에 있다고 보았다. 도덕군자라는 이들이 참된 공부를 하지 못해서 그런 편벽한 감정을 지녀 세상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개탄한 것이다. 이 비판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