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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워드 1급 자격증 취득한 문성영 한일장신대 3년

항상 좋아요. 2009. 8. 18. 05:48

발가락으로 이룬 '기적의 250타'

두 발로 워드 1급 자격증 취득한 문성영 한일장신대 3년

작성 : 2009-08-17 오후 9:26:16 / 수정 : 2009-08-17 오후 9:28:59

임상훈(axiom@jjan.kr)

10여년전 감전사고로 두 팔을 잃었지만 최근 워드프로세서1급 자격증을 딴 문성영씨가 15일 전주시 효자동 집에서 두 발과 짧은 팔을 사용해 컴퓨터를 조작하고 있다..../이강민(lgm19740@jjan.kr)

"안 된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안 돼요. 그런데 해 봐야지 하고 부딪히면 안 되는 일이 없더라고요."

10여년 전 감전사고로 두 팔을 잃은 문성영씨(22·지체장애1급·전주시 효자동)는 지난 15일 생애 첫 자격증을 땄다. 친구들 지갑에 한 두 개쯤은 들어있는 자격증은 문씨에게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워드프로세서 1급. '의지가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문씨가 자격증을 얻기까지의 과정은 말로는 할 수 없는 고행이었다. 타이핑은 발로 했다. 이제는 '자판이 발가락에 달라붙는 느낌이 들 정도'. 분당 타수는 250타나 된다. 문씨는 웃으며 팔꿈치 아래로 15㎝가량 남은 오른 팔로 마우스를 움직였다.

시험을 주관하는 대한상공회의소 검정사업단 관계자는 "1992년부터 워드프로세서 시험을 시행해 온 이래 지체장애인이 워드 1급을 딴 것은 국내 처음인 것 같다"며 "정말 대단한 일이다"고 말했다.

감전사고에 대한 문씨의 기억은 그리 많지 않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어느 날. 비를 피하기 위해 건물 옥상의 한 창고에 들어간 것까지만 기억이 난다. 그 곳이 변전실이었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두 팔을 잃은 뒤였다.

문씨에게는 감전사고 이후의 기억이 훨씬 더 많지만 그 대부분이 가슴 아픈 일들이다. 부모 몰래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고 아예 집을 나와 연락을 끊고 지낸 일도 여러번이었다.

이런 문씨가 올곧게 설 수 있었던 힘은 가족들의 사랑이었다. 어머니 소관순씨(52·군산시청 근무)는 사고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들을 지키는 대신 식품위생자격증을 얻기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주위 사람들은 아들을 내팽개친다며 욕했지만 문씨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절망에 빠진 아들에게 희망을 가르치기 위해 어머니는 자신 스스로 도전하는 삶을 보였던 것이다. 실제로 문씨는 어머니의 노력과 의지에 자극을 받아 새롭게 일어섰다.

1년 반동안 병상에 누워있는 문씨를 지극정성으로 간병하면서도 늘 자극을 주었던 작은누나도 그의 삶에 의욕을 불어넣었다.

"작은 누나는 늘 "병신"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팔이 없는 문씨가 뭔가를 하지 못하면 어김없이 "팔병신"이라는 욕설이 돌아왔지요."누나에 대한 원망도 컸지만 퇴원 후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오히려 누나에 대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문씨는 "주변의 차별과 소외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애를 가졌다고 자신 스스로를 소외시키면 더 외로워집니다. 이제 어리석은 생각은 안해요."

한일장신대 신학과에 다니고 있는 문씨는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할 생각이다.

"운전면허를 따려구요." 그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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