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 계선편(繼善篇)
子曰 爲善者는 天報之以福하고 爲不善者는 天報之以禍니라.
공자가 말하길, 선(善)한 일을 하는 자는 하늘이 복으로써 갚아주고, 악(惡)한 일을 하는 자는 하늘이 재앙으로써 갚아주느니라고 하였다.
漢昭烈이 將終에 勅後主曰 勿以善小而不爲하고 勿以惡小而爲之하라.
한나라 소열이 장차 죽으려 할 때에 후주에게 조칙을 내려 말하길, 선이 작다고 해서 아니하지말며, 악이 작다고 해서 하지 말라고 하였다.
莊子曰 一日不念善이면 諸惡이 皆自起니라.
장자가 말하길, 하루라도 선한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모든 악한 것이 다 저절로 일어나느니라고 하였다.
太公曰 見善如渴하고 聞惡如聾하라 又曰 善事는 須貪하고 惡事는 莫樂하라.
태공이 말하길, 선한 일을 보거든 목마른 것 같이 하고, 악한 일을 듣거든 귀머거리와 같이 하라. 또 말하길, 선한 일은 모름지기 탐하고, 악한일은 즐겨하지 말라고 하였다.
馬援曰 終身行善이라도 善猶不足이요 一日行惡이라도 惡自有餘니라.
마원이 말하길, 몸을 마치도록 선한 일을 행할지라도 선은 오히려 부족하고, 단 하루 동안 악한 일을 할지라도 악은 저절로 남음이 있느니라고 하였다.
司馬溫公曰 積金以遺子孫이라도 未必子孫이 能盡守요 積書以遺子孫이라도 未必子孫이 能盡讀이니 不如積陰德於冥冥之中하여 以爲子孫之計也니라.
사마온공이 말하길, 금(돈)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주어도 자손이 반드시 다 지키지는 못하고, 책을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주어도 자손이 반드시 다 읽지는 못하니, 남모르는 가운데 음덕(陰德)을 쌓아서 자손을 위한 계책을 위하느니만 같지 못하니라고 하였다.
景行錄曰 恩義를 廣施하라 人生何處不相逢이랴 讐怨을 莫結하라 路逢狹處면 難回避니라.
경행록에 말하길, 은혜와 의(義)를 널리 베풀라. 사람이 어느곳에서 산들 서로 만나지 않으랴? 원수와 원한을 맺지말라. 길이 좁은 곳에서 만나면 회피하기 어려우니라고 하였다.
莊子曰 於我善者도 我亦善之하고 於我惡者도 我亦善之니라 我旣於人에 無惡이면 人能於我에 無惡哉인저.
장자가 말하길, 나에게 선하게 하는 자에게도 내 또한 선하게 하고, 나에게 악하게 하는 자에게도 내 또한 선하게 할 것이다. 내가 이미 남에게 악하게 함이 없으면 남도 나에게 악하게 함이 없을 것이다고 하였다.
東嶽聖帝垂訓曰 一日行善이면 福雖未至나 禍自遠矣요 一日行惡이면 禍雖未至나 福自遠矣니 行善之人은 如春園之草하여 不見其長이라도 日有所增하고 行惡之人은 如磨刀之石하여 不見其損이라도 日有所虧니라.
동악성제 수훈에 말하길, 하루 동안 선한 일을 행하면 복(福)은 비록 이르지 아니할지라도 화(禍)는 저절로 멀어지고, 단 하루동안 이라도 악한 일을 행하면 화는 비록 이르지 아니할지라도 복은 저절로 멀어진다. 선한 일을 행하는 사람은 봄 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는 것을 보지 못하나 날로 더해지는 바가 있고, 악한 일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서 그 닳아 없어지는 것을 보지 못하나 날로 이지러지는 바가 있느니라고 하였다.
子曰 見善如不及하고 見不善如探湯하라.
공자가 말하길, 선한 일을 보거든 미치지 못하는 것같이 하고, 선하지 않은 일을 보거든 마치 끓는 물을 더듬는 것같이 하라고 하였다.
(二). 천명편(天命篇)
孟子曰 順天者는 存하고 逆天者는 亡이니라.
맹자가 말하길, 천명에 순종하는 자는 살고, 천명을 거역하는 자는 망하느니라고 하였다.
康節邵先生曰 天聽이 寂無音하니 蒼蒼何處尋고 非高亦非遠이라 都只在人心이니라.
강절소선생이 말하길, 하늘의 들음은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니 푸르고 푸른 하늘 어느 곳에서 찾을까. 높지도 않고 또한 멀지도 않은지라 모두가 다만 사람의 마음속에 있느니라고 하였다.
玄帝垂訓曰 人間私語라도 天聽은 若雷하고 暗室欺心이라도 神目은 如電이니라.
현제수훈에 말하길, 인간의 사사로운 말이라도 하늘이 들음은 우뢰와 같고, 어두운 방에서 마음을 속일지라도 귀신의 눈은 번개와같다고 하였다.
益智書云 惡관이 若滿이면 天必誅之니라.
(두레박 관)
익지서에 말하길, 악한 그릇(나쁜마음)이 만일 가득차면 하늘이 반드시 베느니라고 하였다.
莊子曰 若人作不善하여 得顯名者는 人雖不害나 天必戮之니라.
장자가 말하길, 만일 사람이 선하지 않은 일을 해서 훌륭한 이름을 얻는 자는 사람이 비록 해치지 않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죽이느니라고 하였다.
種瓜得瓜요 種豆得豆니 天網이 恢恢하여 而不漏니라.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으니, 하늘의 그물이 넓고 넓어서 성글되 새지 않느니라.
子曰 獲罪於天이면 無所禱也니라.
공자가 말하시길, 하늘에 죄를 얻으면 빌 곳이 없느니라고 하였다.
(三). 순명편(順命篇)
子曰 死生이 有命이요 富貴在天이니라.
공자가 말하길, 죽고 사고 것은 명에 있고, 부하고 귀한 것은 하늘에 달려 있느니라고 하였다.
萬事分已定이어늘 浮生空自忙이니라.
모든 일은 분수(分數)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 세상 사람들이 부질없이 스스로 바쁘게 움직이느니라.
景行錄云 禍不可倖免이요 福不可再求니라.
경행록에 말하길, 재앙은 요행으로 면하지 말고, 복은 두 번 다시 구하려 하지 말지니라.
時來風送騰王閣이요 運退雷轟薦福碑라.
때가 오니 바람이 등왕각으로 불어 보내고, 운수가 물러가니 천복비에 벼락이 떨어졌느니라.
列子曰 癡聾음啞도 家豪富요 智慧聰明도 却受貧이라 年月日時該載定하니 算來由命不由人이니라.
(벙어리 음)
열자가 말하길, 어리석고 귀먹고 벙어리라도 집은 호화롭고 부자요, 지혜롭고 총명한 이도 도리어 가난함을 받느니라. 해(年)와 달과 날과 시가 모두 비로소 정해져 있으니, 계산해 보면 명에 말미암고 사람에 말미암지 않느니라고 하였다.
(四). 효행편(孝行篇)
詩曰 父兮生我하시고 母兮鞠我하시니 哀哀父母여 生我구勞샷다 欲報深恩인대 昊天罔極이로다.
(힘쓸 구)
시경에 말하길, 아버지여!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여! 나를 기르시니, 슬프고 슬프도다, 부모여! 나를 낳아 기르시느라 수고롭고 수고로우셨다. 그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할 진댄 하늘 같아 끝이 없도다고 하였다.
子曰 孝子之事親也에 居則致其敬하고 養則致其樂하고 病則致其憂하고 喪則致其哀하고 祭則致其嚴이니라.
공자가 말하길, 효자가 부모를 섬길 적에는 기거함에 그 공경을 다하고, 봉양할때는 그 즐거움을 다하고, 병이 드시면 그 근심을 다하고, 상을 당하면 그 슬픔을 다하고, 제사지내게 되면 그 엄숙함을 다하느니라고 하였다.
子曰 父母在어시든 不遠遊하며 遊必有方이니라.
공자가 말하길, 부모가 살아계시거든 멀리 놀러 가지 말며, 놀러 갈 적엔 반드시 일정한 곳이 있어야 하느니라고 하였다.
子曰 父命召어시든 唯而不諾하고 食在口則吐之니라.
공자가 말하길, 부모가 명하여 부르시거든 빨리 대답하고 느리게 대답하지 말며, 음식이 입에 있으면 그것을 뱉을 것이니라고 하였다.
太公曰 孝於親이면 子亦孝之하나니 身旣不孝면 子何孝焉이리오.
태공이 말하길, (내가) 부모에게 효도하면 자식 또한 그에게(나에게) 효도하나니, 내가 이미 (부모에게) 효도하지 아니한다면 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고 하였다.
孝順은 還生孝順子요 오逆은 還生오逆兒하나니 不信커든 但看첨頭水하라 點點滴滴不差移니라.
(거스릴 오. 거스릴 오. 처마 첨)
효도하고 순한 자는 다시 효도하고 순한 자식을 낳고, (부모의 뜻)거역 한 자는 다시 거역하는 자식을 낳는다. 믿지못하겠거든 저 처마끝에 떨어지는 물을 보라. 점점 떨어지는 물방울이 차이가 없느니라.
(五). 정기편(正己篇)
性理書云 見人之善이어든 而尋己之善하고 見人之惡이어든 而尋己之惡이니 如此라야 方是有益이니라.
성리서에 말하길, 남의 선한 것을 보거든 자기의 선한 것을 찾고, 남의 악한 것을 보거든 자기의 악한 것을 찾을 것이니, 이와 같이 하여야 바야흐로 유익함이 있느니라고 하였다고 하였다.
景行錄云 大丈夫當容人이언정 無爲人所容이니라.
경행록에 말하길,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납할지언정 남에게 용납 받는 바가 되지는 말아라고 하였다.
太公曰 勿以貴己而賤人하고 勿以自大而蔑小하고 勿以恃勇而輕敵이니라.
태공이 말하길,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며, 스스로를 크다하고 남을 작다고 업신여기지 말며, 용맹을 믿고서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말지니라고 하였다.
馬援曰 聞人之過失이어든 如聞父母之名하여 耳可得聞이언정 口不可言也니라.
마원이 말하길, 남의 허물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들은 것처럼 하여 귀로는 가히 들을 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가히 말지니라고 하였다.
康節邵先生曰 聞人之謗이라도 未嘗怒하며 聞人之譽라도 未嘗喜하며 聞人之惡이라도 未嘗和하며 聞人之善이면 則就而和之하고 又從而喜之니라 其詩曰 樂見善人하며 樂聞善事하며 樂道善言하며 樂行善意하고 聞人之惡이어든 如負芒刺하며 聞人之善이어든 如佩蘭蕙니라.
강절소선생이 말하길, 남의 비방을 들어도 성내지 말며, 남의 좋은 칭찬을 들어도 기뻐하지 말며, 남의 악행을 들어도 이에 화답하지말며, 남의 선행을 듣거든 나아가 그것에 화답하고 또한 쫓아서 기뻐할지니라. 시(詩)에 말하길 선한 사람 보기를 즐겨하며 선한 일 듣기를 즐겨하며 선한 말 하기를 즐겨하며 선한 뜻 행하기를 즐겨하고, 남의 악한 점을 듣거든 가시를 등에 진 것 같이 하며, 남의 선한 점을 듣거든 난초를 찬 것같이 하라고 하였다.
道吾善者는 是吾賊이요 道吾惡者는 是吾師니라.
나의 선한 점을 말하는 자는 이는 나의 도적이요, 나의 악한 점을 말하는 자는 이는 나의 스승이니라.
太公曰勤爲無價之寶요 愼是護身之符니라.
태공이 말하길, 부지런함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보배가 되고, 삼가함은 몸을 보호하는 신표이니라고 하였다.
景行錄曰 保生者는 寡慾하고 保身者는 避名이니 無慾은 易나 無名은 難이니라.
경행록에 말하길, 삶을 보전할려는 자는 욕심을 적게하고, 몸을 보전하려는 자는 명예를 피해야 하니, 욕심을 없게 하기는 쉬우나 명예를 없게 하기는 어려우니라고 하였다.
子曰 君子有三戒하니 少之時엔 血氣未定이라 戒之在色하고 及其壯也하여는 血氣方剛이라 戒之在鬪하고 及其老也하여는 血氣旣衰라 戒之在得이니라.
공자가 말하길, 군자는 세 가지 경계할 것이 있으니, 어려서는 혈기가 정해지지 않은지라 경계은 여색에 있고, 장성함에 이르러는 혈기가 바야흐로 강한지라 경계은 싸움에 있고, 그 늙음에 이르러는 혈기가 이미 쇠한지라 경계함은 (재물을) 얻으려는 데 있느니라고 하였다.
孫眞人養生銘云 怒甚偏傷氣요 思多太損神이라 神疲心易役이요 氣弱病相因이라 勿使悲歡極하고 當令飮食均하며 再三防夜醉하고 第一戒晨嗔하라.
손진인 양생명에 말하길, 성냄이 심하면 특히 기운을 상하고, 생각이 많으면 크게 정신을 손상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사역(使役) 당하기 쉽고, 기운이 약하면 병이 서로 일어난다. 슬퍼하고 기뻐함을 지극하게 하지말고 마땅히 음식을 고르게 하여, 재삼 밤에 술 취하는 것을 막고 새벽에 성내는 것을 제일 경계하라고 하였다.
景行錄曰 食淡精神爽이요 心淸夢寐安이니라.
경행록에 말하길, 음식이 담박하면 정신이 상쾌하고, 마음이 맑으면 꿈과 잠이 편안하니라고 하였다.
定心應物하면 雖不讀書라도 可以爲有德君子니라.
마음을 정하여 사물에 대응한다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았더라도 덕이 있는 군자라 할 수 있다.
近思錄云 懲忿을 如救火하고 窒慾을 如防水하라.
근사록에 말하길, 성냄을 징계하기를 불을 끄는 것같이 하고, 욕심을 막기를 물을 막는 것같이 하라고 하였다.
夷堅志云 避色을 如避讐하고 避風을 如避箭하며 莫喫空心茶하고 少食中夜飯하라.
이견지에 말하길, 여색을 피하기를 원수 피하듯이 하고 바람 피하기를 화살 피하듯이 하며, 빈 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밤중에 밥을 적게 먹어라고 하였다.
荀子曰 無用之辯과 不急之察을 棄而勿治하라.
순자가 말하길, 쓸데 없는 말과 급하지 않은 살핌은 버려두고 다스리지 말라고 하였다고 하였다.
子曰 衆이 好之라도 必察焉하며 衆이 惡之라도 必察焉이니라.
공자가 말하길, 여러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며, 여러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느니라고 하였다.
酒中不語는 眞君子요 財上分明은 大丈夫니라.
술 취한 가운데에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참다운 군자요, 재물에 대하여 분명한 것은 대장부이니라.
萬事從寬이면 其福自厚니라.
모든 일에 너그러움을 좇으면 그 복이 저절로 두터워지느니라.
太公曰 欲量他人인대 先須自量하라 傷人之語는 還是自傷이니 含血噴人이면 先汚其口니라.
태공이 말하길, 타인을 헤아리고자 하거든 먼저 모름지기 스스로를 헤아려라.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니, 피를 머금고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기의 입을 더러워지느니라고 하였다.
凡戱는 無益이요 惟勤이 有功이니라.
모든 희롱은 이익됨이 없고 오직 부지런함이 있느니라.
太公曰 瓜田에 不納履하고 李下에 不整冠이니라.
태공이 말하길, 외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바르게 하지 말라고 하였다.
景行錄曰 心可逸이언정 形不可不勞요 道可樂이언정 身不可不憂니 形不勞則怠惰易弊하고 身不憂則荒淫不定이라 故로 逸生於勞而常休하고 樂生於憂而無厭하나니 逸樂者는 憂勞를 其可忘乎아.
경행록에 말하길, 마음은 편할지언정 형체는 수고롭지 않을 수 없고, 도는 즐거울지언정 몸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으니 형체가 수고롭지 않으면 게으르고 게을러 쉽게 피폐해지고, 몸은 걱정하지 않으면 방종하여 안정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수고로움에서 생겨 항상 기쁘고, 즐거움은 근심하는데서 생겨 싫음이 없나니, 편안하고 즐거운 자는 근심과 수고로움을 그 가히 잊을 수 있겠는가?고 하였다.
耳不聞人之非하고 目不視人之短하고 口不言人之過라야 庶幾君子니라.
귀로는 남의 그릇된 점을 듣지 아니하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아니하고, 입으로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거의 군자와 같으니라.
蔡伯개曰 喜怒는 在心하고 言出於口하나니 不可不愼이니라.
(새소리 개)
채백개가 말하길, 기뻐하고 노여워하는 것은 마음에 있고, 말은 입에서 나오나니 삼가하지 않을 수 없느니라고 하였다.
宰予晝寢이어늘 子曰 朽木은 不可雕也요 糞土之墻은 不可오也니라.
(흙손 오)
재여(공자 제자)가 낮잠을 자자, 공자께서 말하길, 썩은 나무는 조각하지 모하고, 썩은 흙으로 만든 담을 흙손질하지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紫虛元君誠諭心文曰 福生於淸儉하고 德生於卑退하고 道生於安靜하고 命生於和暢하고 患生於多慾하고 禍生於多貪하고 過生於經慢하고 罪生於不仁이니라 戒眼하여 莫看他非하고 戒口하여 莫談他短하고 戒心하여 莫自貪嗔하고 戒身하여 莫隨惡伴하며 無益之言을 莫妄說하고 不干己事를 莫妄爲하며 尊君王, 孝父母하고 敬尊長, 奉有德하고 別賢愚, 恕無識하며 物順來而勿拒하고 物旣去而勿追하며 身未遇而勿望하고 事已過而勿思하라 聰明도 多暗昧요 算計도 失便宜니라 損人終自失이요 依勢禍相隨라 戒之在心하고 守之在氣라 爲不節而亡家하고 因不廉而失位니라 勸君自警於平生하노니 可歎可驚而可畏니라 上臨之以天鑑하고 下察之以地祇라 明有王法相繼하고 暗有鬼神相隨라 惟正可守요 心不可欺니 戒之戒之하라.
자허원군 성유심문에 말하길, 복은 깨끗하고 검소한데서 생기고, 덕은 낮추고 겸손한데서 생기며, 도는 편안하고 고요한데서 생기고, 생명은 화평하고 명랑한데서 생기며, 근심은 욕심이 많은데서 생기고, 재앙은 탐욕이 많은데서 생기고, 과실은 경솔하고 교만한데서 생기고, 죄악은 어질지 못한데서 생기느니라. 눈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그름을 보지 말고, 입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마음을 경계하여 탐내고 성내지 말고, 몸을 경계하여 나쁜 짝을 따르지 말라. 무익한 말은 함부로 말하지 말고, 자기에게 관계없는 일은 함부로 하지 말며, 군왕을 높이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존장을 존경하고, 덕이 있는 이를 받들며 어진이와 어리석은 이를 분별하고, 무식한 자를 용서하라. 물건이 순리로 오거든 막지 말고, 물건이 이미 지나갔거든 쫓지 말며, 몸에 닥치지 않았거든 바라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생각하지 말라. 총명한 사람도 어두운 때가 많고, 수판으로 계산함도 편의를 잃는 수가 있느니라. 남을 손상하면 마침내 자기를 손상하게 되고, 세력에 의존하면 재앙이 서로 따르느니라. 경계하는 것은 마음에 있고, 지키는 것은 기운에 있다. 절약하지 않기 때문에 집을 망치고, 청렴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지위를 잃느니라. 그대에게 권하여 스스로 평생을 경계하게 하노니, 탄식할 만하고 놀랄 만하고 두려워할 만하니라. 위에는 하늘의 거울로써 굽어보고 아래에는 땅의 신령이 살피고 있느니라. 밝은 곳에는 왕법이 서로 이어져 있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서로 따르고 있느니라. 오직 바른 것을 지킬 것이요, 마음을 속이지 말 것이니, 경계하고 경계하라고 하였다.
(六). 안분편(安分篇)
景行錄曰 知足可樂이요 務貪則憂니라.
경행록에 말하길, 만족함을 알면 즐거울 수 있고, 탐욕에 힘쓰면 근심하느니라고 하였다.
知足者는 貧賤亦樂이요 不知足者는 富貴亦憂니라.
족함을 아는 자는 가난하고 천하여도 또한 즐겁고, 족함을 알지 못하는 자는 부유하고 귀하여도 또한 근심하느니라.
濫想은 徒傷神이요 妄動은 反致禍니라.
지나친 생각은 한갓 정신을 상하게 할 것이요, 망령된 행동은 도리어 재앙을 부르니라.
知足常足이면 終身不辱하고 知止常止면 終身無恥니라.
족함을 알아 항상 만족하면 종신토록 욕되지 아니하고, 그칠 줄을 알아 항상 그치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느니라.
書曰 滿招損하고 謙受益이니라.
서경에 말하길, 가득차면 덞을 부르고, 겸손하면 더함을 받느니라.
安分吟曰 安分身無辱이요 知幾心自閑이라 雖居人世上이나 却是出人間이니라.
안분음에 말하길, 분수에 편안하면 몸은 욕됨이 없을 것이요, 기미를 알면 마음은 저절로 한가할 것이니라. 비록 인간 세상에 살지라도 도리어 이는 인간 세상을 벗어나게 될것이니라고 하였다.
子曰 不在其位하여는 不謀其政이니라.
공자가 말하길,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 정사를 도모하지 말지니라고 하였다.
(七). 존심편(存心篇)
景行錄云 坐密室을 如通衢하고 馭寸心을 如六馬면 可免過니라.
경행록에 말하길, 밀실에 앉아있어도 마치 통한 거리에 앉은 것같이 하고, 작은 마음을 부리를 마치 여섯 필의 말을 부리 는 것같이 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느니라고 하였다.
擊壤詩云 富貴를 如將智力求인대 仲尼年少合封侯라 世人은 不解靑天意하고 空使身心半夜愁니라.
격양시에 말하길, 부귀를 만일 지혜와 힘을 가지고 구할 수 있을진댄 중니(공자)는 젊은 나이에 마땅히 제후에 봉해졌을 것이다. 세상사람들은 푸른 하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헛되이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한밤중에 근심하게 하느니라고 하였다.
范忠宣公이 戒子弟曰 人雖至愚나 責人則明하고 雖有聰明이나 恕己則昏이니 爾曹는 但常以責人之心으로 責己하고 恕己之心으로 恕人이면 則不患不到聖賢地位也니라.
범충선공이 자제를 경계하여 말하길, 사람이 비록 지극히 어리석을지라도 남을 꾸짖는데는 밝고, 비록 총명함이 있을지라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는 어두우니, 너희들은 다만 항상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써 자기를 꾸짖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함을 근심하지 말지니라고 하였다.
子曰 聰明思睿라도 守之以愚하고 功被天下라도 守之以讓하고 勇力振世라도 守之以怯하고 富有四海라도 守之以謙이니라.
공자가 말하길, 총명하고 생각이 밝더라도 어리석음으로써 지켜야 하고, 공로가 천하를 덮을 만하더라도 사양함으로써 지켜야 하고, 용맹이 세상에 떨칠지라도 겁냄으로써 지켜야하고, 부유함이 사해를 소유했다 하더라도 겸손함으로써 지켜야 하느니라고 하였다.
素書云 薄施厚望者는 不報하고 貴而忘賤者는 不久니라.
소서에 말하길, 박하게 베풀고 후하게 바라는 자는 보답받지 못하고, 귀하여서 천했던 때를 잊은 자는 오래가지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施恩이어든 勿求報하고 與人이어든 勿追悔하라.
은혜를 베풀었거든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쫓아서 후회하지 말라.
孫思邈曰 膽欲大而心欲小하고 智欲圓而行欲方이니라.
손사막이 말하길, 담력은 크고자 하되 마음은 소심하고자 하고, 지혜는 동글고자 하되 행동은 모나고자 할지니라고 하였다.
念念要如臨戰日하고 心心常似過橋時니라.
생각과 생각은 요컨대 싸움에 임하는 날과 같이 해야 하고, 마음과 마음은 항상 외나무 다리를 건널 때와 같이 해야 하느니라.
懼法朝朝樂이요 欺公日日憂니라.
법을 두려워 하면 아침마다 즐겁고, 공(공평하고 바른도리)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하게 되느니라.
未文公曰 守口如甁하고 防意如城하라.
주문공이 말하길, 입을 지키기를 병(甁)과 같이 하고, 뜻을 막기를 성(城)과 같이 하라.
心不負人이면 面無慙色이니라.
마음에 남을 저버리지 않으면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느니라.
人無百歲人이나 枉作千年計니라.
사람은 백살 사는 사람이 없으나 헛되이 천년의 계획을 세우느니라.
寇莢公六悔銘云 官行私曲失時悔요 富不儉用貧時悔요 藝不少學過時悔요 見事不學用時悔요 醉後狂言醒時悔요 安不將息病時悔니라.
구래공 육회명에 말하길, 관직에 있으면서 사사롭고 부정한 일을 행하다가 벼슬을 잃었을 때에 뉘우치고, 부유한 자는 검소하게 쓰지 않고 가난해졌을 때에 뉘우치고, 재주는 젊었을 때 배우지 않고는 때가 지났을 때에 뉘우치고, 일을 보고 배우지 않고서 사용할 때에 뉘우치고, 취한 뒤에 말을 함부로 하고는 술이 깨었을 때에 뉘우치고, 몸이 편안할 때에 편안히 쉬지 않고서 병들었을 때에 뉘우치느니라.
益智書云 寧無事而家貧이언정 莫有事而家富요 寧無事而住茅屋이언정 不有事而住金屋이요 寧無病而食추飯이언정 不有病而服良藥이니라.
(거칠 추)
익지서에 말하길, 차라리 일 없이 집이 가난할지언정 일이 있으면서 집이 부유하지 말 것이요, 차라리 일 없이 띠로 이은 집(초가집)에 거주할 지언정 일이 있으면서 좋은 집에 살지 말 것이요, 차라리 병이 없이 거친 밥을 먹을지언정 병이 있으면서 좋은 약을 먹지 말 것이니라고 하였다.
心安茅屋穩이오 性定菜羹香이니라.
마음이 편안하면 띠로 이은 집(초가집)도 편안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로우니라.
景行錄云 責人者는 不全交요 自恕者는 不改過니라.
경행록에 말하길, 남을 꾸짖는 자는 사귐을 온전히 못하고, 자기를 용서하는 자는 허물을 고치지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夙興夜寐하여 所思忠孝者는 人不知나 天必知之요 飽食煖衣하여 怡然自衛者는 身雖安이나 其如子孫에 何오.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 늦게 자서 충과 효를 생각하는 자는 사람들은 알지 못하나 하늘은 반드시 그것을 알고,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입고서 편안하게 제 몸만 보호하는 자는 몸은 비록 편안하라지라도 그 자손에게는 어찌할 것이가?
以愛妻子之心으로 事親이면 則曲盡其孝요 以保富貴之心으로 奉君이면 則無往不忠이요 以責人之心으로 責己면 則寡過요 以恕人이면 則全交니라.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써 부모를 섬긴다면 그 효도를 극진히 할 것이요, 부귀를 보전하려는 마음으로써 임금을 받든다면 어딜 가나 충성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요,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써 자기를 꾸짖는다면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용서한다면 사귐을 온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爾謀不臧이면 悔之何及이며 爾見不長이면 敎之何益이리오 利心專則背道요 私意確則滅公이니라.
너가 도모하는 것이 좋지 못하면 후회한들 어찌 미치겠으며, 너의 소견이 훌륭하지 못하면 가르친들 무슨 이로움이 있으리오. 이로움을 도모하는 마음만 오로지 하면 도를 위배하게 되고, 사사로운 뜻이 굳하면 공을 멸하게 되느니라.
生事事生이요 省事事省이니라.
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이 덜어지느니라.
추구(推句)
天高日月明 地厚草木生
하늘이 높으니 해와 달이 밝고 땅이 두터우니 풀과 나무가 자라도다.
月出天開眼 山高地擧頭
달이 뜨니 하늘이 눈을 뜬 것 같고 산이 높으니 땅이 머리를 든 것 같도다.
東西幾萬里 南北不能尺
동서는 몇 만리인지 알 수 없고 남북도 자로 잴 수가 없도다.
天傾西北邊 地卑東南界
하늘은 서북쪽으로 기울고 땅은 동남쪽 경계가 낮도다.
春來梨花白 夏至樹葉靑
봄이 오니 배꽃이 하얗게 피어나고 여름이 이르니 나뭇잎이 푸르도다.
秋凉黃菊發 凍寒白雪來
가을이 서늘하니 누런 국화가 피어나고 얼음이 얼고 날이 차니 흰 눈이 내리도다.
日月千年鏡 江山萬古屛
해와 달은 천년의 거울이요 강산은 만고의 병풍이로다.
東西日月門 南北鴻雁路
동과 서는 해와 달의 문이요 남과 북은 기러기 길이로다.
春水滿四澤 夏雲多奇峯
봄 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하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가 가득하도다.
秋月揚明輝 冬嶺秀孤松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내고 겨울 산고개에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도다.
日月籠中鳥 乾坤水上萍
해와 달은 울타리 속의 새와 같고 하늘과 땅은 물위의 부평초와 같도다.
白雲山上蓋 明月水中珠
흰 구름은 산 위의 일산이요 밝은 달은 물 속의 구슬이로다.
月爲宇宙燭 風作山河鼓
달은 우주의 촛불이 되고 바람은 산과 강의 북이 되도다.
月爲無柄扇 星作絶纓珠
달은 자루 없는 부채가 되고 별은 끈 끊어진 구슬이 되도다.
雲作千層峰 虹爲百尺橋
구름은 천 층의 봉우리가 짓고 무지개는 백 자의 다리가 되도다.
秋葉霜前落 春花雨後紅
가을 나뭇잎은 서리 앞에 떨어지고 봄 꽃은 비 온뒤에 붉도다.
春作四時首 人爲萬物靈
봄은 사계절의 처음이 되고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 되도다.
水火木金土 仁義禮智信
수화목금토를 오행이라고 하고 인의예지신을 오성이라고 한다.
天地人三才 君師父一體
하늘. 땅. 인간을 삼재라고 하고 임금, 스승, 부모는 한 몸과 같도다.
天地爲父母 日月似兄弟
하늘과 땅은 부모가 되고 해와 달은 형제와 같도다.
夫婦二性合 兄弟一氣漣
부부는 두 성이 합한 것이요, 형제는 한 기운으로 이어졌도다.
父慈子當孝 兄友弟亦恭
부모는 자애하고 자식은 효도해야 하며 형은 우애하고 아우 또한 공손해야 하니라.
父母千年壽 子孫萬世榮
부모는 천년의 장수를 기원하고 자손은 만대의 영화를 기원한다.
愛君希道泰 憂國願年豊
임금을 사랑하여 도가 태평하기를 바라고 나라를 근심하여 한 해가 풍년들기를 원한다.
妻賢夫禍少 子孝父心寬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화가 적어지고 자식이 효도하면 부모의 마음은 너그러워지니라.
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
자식이 효도하면 부모가 즐거워 하고고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들이 잘 이루어지니라.
思家淸宵立 憶弟白日眠
집을 그리워하여 맑은 밤에 서 있고 아우를 생각하여 대낮에 졸고 있다.
家貧思賢妻 國亂思良相
집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어진 재상을 생각한다.
綠竹君子節 靑松丈夫心
푸른 대나무는 군자의 절개요 푸른 소나무는 대장부의 마음이로다.
人心朝夕變 山色古今同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나 산 빛은 예나 지금이나 같도다.
江山萬古主 人物百年賓
강산은 만고의 주인이요 人物은 백년의 賓客(빈객)이로다.
世事琴三尺 生涯酒一盃
세상의 일들은 세 자의 거문고요, 생애는 술 한잔의 술이로다.
山靜似太古 日長如少年
산이 고요함이 태고와 같고 해가 긴 것이 소년과 같도다.
靜裏乾坤大 閒中日月長
고요한 속에 하늘과 땅이 거대고 한가로운 가운데 일월은 길도다.
耕田埋春色 汲水斗月光
밭을 갈아 봄빛을 묻고 물을 길러 달빛을 뜨도다.
西亭江上月 東閣雪中梅
서쪽 정자 강가에는 달이 떠오르고 동쪽 누각에는 설중매가 피었도다.
飮酒人顔赤 食草馬口靑
술을 마시니 사람의 얼굴 빛은 붉어지고 풀을 먹으니 말의 입은 푸르도다.
白酒紅人面 黃金黑吏心
낮술은 사람의 얼굴을 붉게 하고 황금의 아전의 마음을 검게 하도다.
老人扶杖去 小兒騎竹來
노인은 지팡이를 짚으며 가고 어린아이는 대나무로 만든 말를 타고 오도다.
男奴負薪去 女婢汲水來
남자 종은 땔감나무을 지고 가며 여자 종은 물을 길러 오도다.
洗硯魚呑墨 煮茶鶴避煙
벼루를 씻으니 물고기가 먹을 삼키고 차를 끓이니 학이 연기를 피하도다.
松作延客蓋 月爲讀書燈
소나무는 손님을 맞이 하는 일산이 되고 달은 책을 읽는 등불이 되도다.
花落憐不掃 月明愛無眠
꽃이 떨어지니 가엽어 쓸어내지 못하고 달 밝으니 완상하느라 잠 잘 수 없도다.
月作雲間鏡 風爲竹裡琴
달은 구름 사이의 거울이 되고 바람은 대나무 속의 거문고가 되도다.
국水月在手 弄花香滿衣
두 손으로 물을 뜨니 달이 손 있고 꽃을 완상하니 향기가 옷에 가득하도다.
(움킬 국)
五夜燈前晝 六月亭下秋
五夜가 되도록 등잔불 앞은 낮과 같고 六月의 정자 아래는 가을과 같도다.
歲去人頭白 秋來樹葉黃
세월이 가니 사람의 머리가 희어지고 가을이 오니 나뭇잎이 누렇게 물들도다.
雨後山如沐 風前草似醉
비 온 뒤 산은 목욕한 듯하고 바람 앞의 풀은 술 취한 듯 하도다.
人分千里外 興在一杯中
사람은 천리 밖에 떨어져 있고 흥은 한 잔 술 속에 있도다.
春意無分別 人情有淺深
봄 뜻은 분별이 없으나 인간의 정은 깊고 얕음이 있도다.
花落以前春 山深然後寺
꽃이 떨어지기 이전의 봄이요 산이 깊은 뒤에야 절이 있도다.
山外山不盡 路中路無窮
산 밖에 산이요 다함이 없고 길 가운데 길이요 끝남이 없도다.
日暮蒼山遠 天寒白屋貧
날이 저무니 푸른 산은 멀어지고 날이 차니 초가집이 쓸쓸하게 보이도다.
小園鶯歌歇 長門蝶舞多
작은 정원에는 꾀꼬리 노랫 소리 멈추고 長門에는 나비들이 어지러이 춤을 추도다.
風窓燈易滅 月屋夢難成
바람 부는 창문에는 등잔불이 꺼지기 쉽고 달 비추는 집에는 꿈꾸기가 어렵도다.
日暮鷄登시 天寒鳥入첨
날이 저무니 닭은 홰에 오르고 날이 차니 새들이 처마에 깃 들도다.
(횃대 시 : 닭장에 가로 놓인 나무)(처마 첨)
野曠天低樹 江淸月近人
들이 넓으니 하늘은 나무 위로 낮게 보이고 강이 맑으니 달은 사람과 가깝도다.
風驅群飛雁 月送獨去舟
바람은 무리지어 나는 기러기를 몰고 달은 홀로 떠 가는 배를 보내도다.
細雨池中看 微風木末知
가랑비는 못 가운데서 볼 수 있고 미풍은 나묵가지 끝에서 알 수 있도다.
花笑聲未聽 鳥啼淚難看
꽃은 웃어도 웃음소리는 들리지 아니하고 새는 지저귀어도 눈물을 보기 어렵도다.
白鷺千點雪 黃鶯一片金
흰 백로는 천 점의 눈과 같고 누런 꾀꼬리는 한 조각의 황금과 같도다.
桃李千機錦 江山一畵屛
복숭아, 오얏꽃은 일 천 베틀의 비단 같고 강산은 한폭의 그림병풍 같도다.
鳥宿池邊樹 僧鼓月下門
새는 연못가의 나무에 깃들고 스님은 달빛 아래서 문을 두드리도다.
棹穿波底月 船壓水中天
노는 파도 아래 달을 뚫고 배는 물 속에 비친 하늘을 누르도다.
高山白雲起 平原芳草綠
높은 산에는 흰 구름이 일어나고 평평한 언덕에는 꽃다운 풀이 푸르도다.
水連天共碧 風與月雙淸
물은 하늘과 연하여 함께 푸르고 바람은 달과 함께 모두 맑도다.
山影推不出 月光掃還生
산 그림자는 밀어내도 나가지 않고 달 빛은 쓸어도 다시 생기도다.
水鳥浮還沒 山雲斷復連
물새는 떴다가 다시 잠기고 산 구름은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도다.
月移山影改 日下樓痕消
달이 옮겨가니 산 그림자가 바뀌고 해가 지니 누대 흔적이 사라지도다.
天長去無執 花老蝶不來
하늘이 높으니 가도 잡을 수 없고 꽃이 시드니 나비도 오지 않도다.
初月將軍弓 流星壯士矢
초생달은 장군의 활과 같고 흐르는 장사의 화살과 같도다.
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
땅을 쓰니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여니 만복이 오도다.
鳥逐花間蝶 鷄爭草中蟲
새는 꽃 사이의 나비를 쫓고 닭은 풀속의 벌레와 다투도다.
鳥喧蛇登樹 犬吠客到門
새가 지저귀니 뱀이 나무에 오르고 개가 짖으니 손님이 문에 이르도다.
高峯撑天立 長江割地去
높은 산봉우리는 하늘을 버티고 서 있고 긴 강은 땅을 가르며 흘러 가도다.
碧海黃龍宅 靑松白鶴樓
푸른 바다는 황룡의 집이요 푸른 소나무는 흰 학의 누대로다.
月到梧桐上 風來楊柳邊
달은 오동나무 위에 이르고 바람은 버들 가로 오도다.
群星陣碧天 落葉戰秋山
뭇 별들은 푸른 하늘에 진을 치고 떨어지는 잎들은 가을 산에서 싸우는 듯 하도다.
潛魚躍淸波 好鳥鳴高枝
잠겨 있는 물고기는 맑은 물결에서 뛰고 아름다운 새들은 높은 가지에서 울도다.
雨後澗生瑟 風前松奏琴
비온 뒤 시냇물은 비파소리를 내고 바람 앞에 소나무는 거문고를 연주하도다.
馬行千里路 牛耕白畝田
말은 천 리 길을 가고 소는 백 무의 밭을 갈도다.
馬行駒隨後 牛耕犢臥原
말이 가니 망아지가 뒤를 따르고 소가 밭을 가니 송아지는 언덕에 누워 있도다.
狗走梅花落 鷄行竹葉成
개가 달려가니 매화꽃이 떨어진 것 같고, 닭이 걸어가니 대나무 잎이 이루어진 것 같도다.
竹筍黃犢角 蕨芽小兒拳
대순은 누른 송아지 뿔과 같고 고사리순은 어린아이 주먹 같도다.
天淸一雁遠 海闊孤帆遲
하늘이 맑은데 한 기러기 아득하게 날아가고 바다가 넓으니 외로운 배 느리게 가는 것 같도다.
花發文章樹 月出壯元峰
꽃은 문장 나무에 피고 달은 장원봉에 나오도다.
柳色黃金嫩 梨花白雪香
버들 빛은 황금 같이 곱고 배꽃은 백설 처럼 향기롭도다.
綠水鷗前鏡 靑松鶴後屛
푸른 물은 갈매기 앞의 거울이요 푸른 소나무는 학 뒤의 병풍이로다.
雨磨菖蒲刀 風梳楊柳髮
비는 창포의 칼을 갈고 바람은 버들 머리결을 빗질하도다.
鳧耕蒼海去 鷺割靑山來
물오리는 푸른 바다를 갈고 가며 백로는 푸른산을 가르며 오도다.
花紅黃蜂鬧 草綠白馬嘶
꽃이 붉으니 누런 벌들이 시끄럽고 풀이 푸르니 백마가 울도다.
山雨夜鳴竹 草蟲秋入牀
산 비는 밤에 대나무를 울리고 풀벌레는 가을에 책상 밑으로 들어오도다.
遠水連天碧 霜楓向日紅
아득한 물은 하늘을 연하여 푸르고 서리 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붉도다.
山吐孤輪月 江含萬里風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하고 강은 만리의 머금었도다.
露凝千片玉 菊散一叢金
이슬이 맺히니 천 조각의 구슬과 같고 국화가 흩어지니 한 떨기의 황금과 같도다.
白蝶千紛雪 黃鶯片片金
흰나비는 어지러이 날리는 눈과 같고 누런 꾀꼬리는 조각조각 황금이로다.
洞深花意懶 山疊水聲幽
골짜기가 깊으니 꽃피려는 뜻이 게으르고 산이 깊으니 물소리가 그윽하도다.
氷解魚初躍 風和雁欲歸
얼음이 풀리니 고기가 처음으로 뛰고 바람이 온화하니 기러기가 돌아가려 하도다.
林風凉不絶 山月曉仍明
수풀 사이에 바람은 시원함이 끊기지 아니하고 산 달은 새벽을 이어 밝도다.
竹筍尖如筆 松葉細似針
대나무 순은 뾰족함이 붓과 같고 솔잎이 가늚은 침과 같도다.
魚戱新荷動 鳥散餘花落
고기가 노니니 새로운 연꽃이 움직이고 새가 흩어지니 남은 꽃잎이 떨어지도다.
琴潤絃猶響 爐寒火尙存
거문고가 젖어도 줄은 그대로 소리가 나고 화로가 차가워도 불은 그대로 남아 있도다.
春北秋南雁 朝西暮東虹
봄엔 북쪽, 가을엔 남쪽의 기러기요 아침에는 서쪽, 저녁엔 동쪽 무지개로다.
柳幕鶯爲客 花房蝶作郞
버들 장막에 꾀꼬리가 손님이 되고 꽃방에는 나비가 신랑이 되도다.
日華川上動 風光草際浮
햇빛은 냇물 위에 움직이고 바람 빛은 풀사이에서 뜨도다.
明月松間照 淸泉石上流
밝은 달은 소나무 사이로 비추고 맑은 샘물은 돌 위로 흐르도다.
靑松夾路生 白雲宿첨端
푸른 소나무는 길을 끼고 자라고 흰 구름은 처마 끝에 머물도다.
(처마 첨)
荷風送香氣 竹露滴淸響
연꽃 바람은 향기를 보내 오고 대나무 이슬은 맑은 소리를 내며 떨어 지도다.
谷直風來急 山高月上遲
골짜기가 곧으니 바람 옴이 급하고 산이 높으니 달 오름이 더디도다.
미솔鳴洞房 梧桐落金井
귀뚜라미는 골방에서 울고 오동잎은 가을 우물에 떨어지도다.
(귀뚜라미 미. 귀뚜라미 솔)
山高松下立 江深沙上流
산은 높아도 소나무 아래에 서 있고 강은 깊어도 모래 위에서 흐르도다.
花開昨夜雨 花落今朝風
꽃이 어젯밤 비에 피었다가 꽃이 오늘 아침 바람에 떨어졌도다.
大旱得甘雨 他鄕逢故人
큰 가뭄에 단비를 얻고 타향에서 옛 친구를 만났도다.
畵虎難畵骨 知人未知心
호랑이는 그려도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은 알아도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도다.
水去不復回 言出難更收
물은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아니하고 말은 한번 나오면 다시 거두기 어렵다.
學文千載寶 貪物一朝塵
學文은 천년의 보배가 되고 물건을 탐하는 것은 하 루 아침의 티끌과 같도다.
文章李太白 筆法王羲之
문장은 이태백이요. 필법은 왕희지이로다.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花有重開日 人無更少年
꽃은 다시 필 날이 있어도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도다.
白日莫虛送 靑春不再來
대낮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청춘은 거듭 오지 아니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