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방/漢字 이야기

[한자 이야기]<744>小人은 難事而易說也니 說之雖不以道라도…

항상 좋아요. 2009. 10. 14. 21:14


 
지도자나 윗사람이 만일 (중후)하지 못하고 별 볼일 없는 이라면 그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은 일하기가 쉬울까? 그의 기분을 맞추어주기는 쉬워도 그 아래서 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째서인가? 그 소인은 알랑대는 말을 좋아할 뿐이며, 사람의 (역량)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논어’ ‘(자로)’에서 공자는 지도자가 군자인 경우와 대비시켜 그 점을 명쾌하게 지적했다. 지도자가 군자라면 그에게는 아첨을 해도 효과를 볼 수 없다. 또 지도자가 군자라면 일을 시킬 때 각자의 (기량)을 헤아릴 것이다. 소인은 그 반대다.

여기서 (부덕)하면서 윗자리에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난사)는 밑에서 일하기 어렵다, (이열)은 기쁘게 하기 쉽다는 뜻이다. 는 앞에 나온 을 가리킨다. 는 ‘도로써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니, ‘뇌물이나 아첨으로 기쁘게 한다고 하더라도’의 의미다. 은 ‘∼하게 되면’이다. 使은 사람에게 일을 시킨다는 말이다. 는 앞의 말을 주제화한다. 는 한 사람에게 이기를 요구하여 할 수 없는 일까지 해주기 바라는 것을 말한다. 은 ‘∼에 있어서, ∼에 대해서’의 뜻을 지닌 종결사다.

는 아랫사람에게 (만능)이기를 요구함이니, 따지고 보면 아랫사람을 인격 주체로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상대방의 기량을 헤아려 일을 맡기는 使(기사)와 정반대다. 나의 윗사람은 기쁘게 하기 쉬운 소인인가 아닌가? 내 능력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소인인가 아닌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